어제 밤새웠으니까 오늘 더 잔다고? 소용없는 일이야
잠 못 잔 생쥐, 충분한 음식 먹어도 몸무게 줄고 한 달 후엔 죽음까지
6시간 이하 자면 고혈압 확률 3배 증가 "일주일 3번 낮잠 자면 생산성 높아져"
나이트 스쿨
리처드 와이즈먼 지음|한창호 옮김
와이즈베리|336쪽 | 1만4000원
잠에 관한 다음 진술 중 사실이 아닌 것은? ①잠잘 때는 뇌의 스위치를 끈 셈이다. ②낮잠은 게으름의 징표다. ③코골이는 성가시지만 아무런 해가 없다. ④생산적인 사람들은 침대에서 시간을 덜 보낸다. ⑤자기 전 술을 약간 마시면 잠이 잘 온다. ⑥주중에 못 잔 잠을 주말에 보충할 수 있다. ⑦잠을 덜 자고도 일을 잘하는 법을 배울 수 있다.
정답은 모두 '거짓'이다. 영국 허트포드셔 대학 교수인 저자는 국내 독자에게도 잘 알려진 심리학자다. 전작 '괴짜 심리학'은 거짓말과 속임수, 미신과 초자연 같은 주류 심리학계에서 별로 관심 갖지 않는 주제를 다루며 베스트셀러가 됐다. 이 괴짜 심리학자가 이번에는 인생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잠의 비밀에 대해 이야기한다. 우리가 90세까지 산다면 30년을 잠자는 데 쓴다.
치열한 경쟁 사회에서 업무 성과를 내려고 잠을 줄이는 이가 많다. 목숨을 건 위험한 일이다. 1980년대 시카고 대학은 잠을 안 재우는 동물실험을 했다. 생쥐 무리에게 뇌 활동을 측정하는 센서를 달고 잠을 자려 할 때마다 원반을 돌려 깨어나게 하는 실험이었다. 잠을 못 잔 생쥐들은 음식을 충분히 먹었는데도 일주일이 지나자 몸무게가 줄고 건강 이상 신호인 노란 털이 나기 시작했다. 한 달 후 생쥐는 모두 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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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 연구진이 20여년에 걸쳐 연구해 2007년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평균 수면량보다 매일 2시간씩 덜 잔 사람들은 사망률이 2배 이상 높았다. 또 다른 연구에 따르면 매일 6시간 이하로 자는 이들은 고혈압에 걸릴 확률이 3배 이상 높다. 밤에도 일해야 하는 여성 교대 근무자들은 유방암에 걸릴 확률이 60% 이상 높다. 매일 5시간 이하로 자는 이들의 당뇨병 발병 확률은 3배 높다.
훈련을 통해 잠을 줄일 수 있다는 말은 사실이 아니다. 잠을 적게 자고도 일상생활에 전혀 지장이 없는 사람이 없지는 않다. 보통 사람은 6~8시간은 자야 한다. 저자는 "검은 머리를 지닌 사람들이 훈련을 한다고 금발머리가 될 수 없듯이 매일 밤 불과 몇 시간만 자고 온전히 활동할 수 있는 법은 배워서 되는 게 아니다"고 말한다.
낮잠은 뇌 활동에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 NASA(미 항공우주국) 연구에 따르면 25분간 낮잠을 잔 조종사가 그러지 않은 조종사보다 의식이 2배나 집중된 상태에 있었다. 낮잠을 자면 생산성이 오히려 높아진다는 것이다. 일주일에 최소 3차례 낮잠을 잔 이들의 심장병 사망률은 37%포인트 낮았다. 저자는 "낮잠에 대해 죄의식을 느낀다면 그런 마음을 없애야 한다. 오히려 낮잠을 안 자려 할 때 죄의식을 느껴야 한다"고 주장한다.
우리나라 불면(不眠) 인구가 400만명에 이른다는 통계가 있다. 저자는 "그동안 자기 계발은 깨어 있는 동안의 삶을 개선하는 데만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면서 "이제는 수면 과학에 관심을 기울이고, 놓치고 있는 하루 시간의 3분의 1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고 말한다. 잠에 관한 과학적 연구와 함께 수면의 질을 높이는 방법, 수면 습관 설문조사 같은 실용 정보를 망라했다.
[출처] 본 기사는 프리미엄조선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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