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 위대한 그 이름 '크라우드소싱'
타일(Tile)이라고 불리는 킥스타터 프로젝트(Kickstarter project)가 있다. 목표는 2만 달러의 기금이 모아 작고 평평하며 배터리로 동작하는 ‘스티커’를 만드는 것이다. 이 스티커를 부착하면 스마트폰으로 무엇이든 찾을 수 있게 된다는 개념이다.
하지만 지금껏 모금된 금액은 무려 160만 달러에 이른다.
왜 이러한 상황이 발생한 것일까?
오랫동안 추적장치는 있어왔다. 이들 장치를 사용하면 리모트 콘트롤, 열쇠나 다른 사물을 찾을 수 있었다. 하지만 타일(Tile)은 다른 장치와는 좀 다르다.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타일을 사용자의 태블릿, 리모트 콘트롤러, 애완견의 목 등에 부착하고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해 각 장비를 등록한다. 이를 통해 타일 클라우드 서비스에 타일 스티커와 어떠한 물체가 연동되어 있는 지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게 된다.
물체를 찾기 위해서는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해 ‘알림’상태로 설정하고 이후 들려오는 노이즈에 주목한다. 아니면 근처에 물체가 위치 해 있는지 아닌지를 알려주는 기능을 사용할 수도 있다. 이는 스마트폰을 기본적으로 방향지시계로 사용하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킥스타터의 제품이 뛰어난 것은 다음의 이유에서이다. 예를 들어 자전거를 잊어버렸거나 택시 안에 휴대폰을 놓고 나온 경우 등 물건을 분실할 경우, 온라인 타일 계정으로 접속해 분실할 물건이 있음을 통보한다.
그렇게 되면 다른 사용자의 타일 장비를 포함한 모든 다른 장비가 분실한 물건을 찾기 위해 정보를 유기적으로 제공하게 된다. 여러분의 개나 자동차, 휴대폰 등이 다른 사용자 타일 장비의 15~50미터 이내로 접근하면, 사용자는 개략적인 분실물에 대한 위치정보를 다른 사용자를 통해 제공받게 된다.
즉 이전에는 없었던 훌륭한 아이디어다.
이러한 크라우드 소싱(Crowdsourcing) 기술이 바로 타일을 다른 추적장치와 구분시켜주는 핵심 요소다. 타일은 휴대폰과 마찬가지로 ‘네트워크’가 주는 이점을 활용하는데, 이는 타일의 제품가치를 높여주는 기능을 한다.
생각해 보면 오늘날 사람들 사이에서 회자되는 제품들은 타일과의 공통점이 있다. 바로 여러 사용자가 같은 장치를 사용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가치가 바로 그것이다.
소셜네트워크나 검색엔진과 같은 가장 중요한 웹기반 인터넷 서비스가 특히나 가치 있고 누릴 부분이 많은 이유 중 하나는 바로 크라우드 소싱을 통해 얻은 정보를 정렬 알고리즘으로 걸러낸다는 것이다.
실리콘벨리의 거대 IT기업들은 이러한 부분에 엄청난 투자금을 쏟아 붓고 있다. 많은 사용자가 발생시키는 데이터를 가지고 이를 유용하게 활용하는 서비스나 애플리케이션을 제공하려는 분야다.
페이스북은 인스타그램 인수를 위해 수십억 달러를 사용했다. 인스타그램이 화제가 되는 이유는 많은 사용자가 멋있는 사진을 웹 상에 공유하고 바로 이것이 다른 사용자를 끌어들이게 되는 것이다.
구글 역시 이스라엘의 IT벤쳐기업인 웨이즈(Waze)의 인수를 위해 수십 억 달러를 투자했다. 이 기업이 가진 핵심 기술은 크라우드 소싱이다. 웨이즈는 구글맵과 비슷하게 목적지를 찾아가는데 있어서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내비게이션 서비스다.
그러나, 웨이즈 그 자체가 크라우드 소싱의 도구가 되기도 한다. 일례로, 웨이즈 시스템 상에서 특정 유저의 위치정보가 익명으로 서버에 전송되면 시스템 자체에서 각 사용자의 휴대전화나 자동차의 이동 속도를 파악하게 된다. 이를 통해 도로의 교통량을 파악하는데 유용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 또한 사용자들은 웨이즈 시스템에 휘발유 가격정보나 경찰차의 위치, 교통정체에 대한 자신의 의견 등을 개진할 수 있는 통로를 만들어 놓았다.
자세히 살펴 보면 소셜 네트워킹을 기반으로 하는 이들 IT 벤처기업들은 더 큰 규모의 소셜네트워킹 기업들에게 인수되었음을 알 수 있다.
소셜네트워크 크라우드소싱이 사용자에게 유용한 이유는, 사용자가 자신들만을 위해 소셜네트워킹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기 때문만이 아니다. 예를 들어, 필자는 이 칼럼을 작성하면서도 많은 이들의 아이디어를 크라우드소싱했다. 소셜네트워크 상에서 사람들간의 소통이 일어나게 되면 소셜네트워크 상에 질좋은 콘텐츠를 드러내게 되는 결과가 나타난다. 구글플러스의 왓츠핫(What’s Hot) 리스트나 페이스북의 엣지랭크(EdgeRank) 혹은 트위터의 디스커버(Discover)가 바로 이러한 결과를 드러내주는 실례다.
크라우드소싱의 두 가지 종류
크라우드소싱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다. 사람들이 의식적으로 참여하여 만들게 되는 정보와 그렇지 않은 정보가 있다.
웨이즈의 경우는 두 가지 종류의 크라우드 소싱을 모두 사용한다. 웨이즈 시스템 상에서 사용자 자신의 견해를 드러낼 수 있는 부분은 전자에 해당하고, 자신의 이동속도나 위치정보를 공유하는 부분은 후자에 해당한다.
크라우드소싱이 가지고 있는 장점 중 하나는 사실 사용자들이 쉽게 인식하기 어려운 것이다. 예를 들어, 구글은 수년 전 인수를 통해 리캡차(reCAPTCHA) 프로젝트를 보유하고 있다. 아마도 거의 모든 인터넷 사용자는 리캡차를 항시 사용할 것이다.
리캡차의 주목적은 인간인지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다. 리캡차는 회원가입 등의 절차에 있어서 글자 두 개를 왜곡된 모양으로 보여준다. 컴퓨터는 이를 식별하기는 어렵지만 일반 사용자에게는 이것은 상대적으로 쉬운 일이다.
리캡차 기술의 놀라운 점은 여러분이 보는 두 개의 단어 중 첫 번째는 뉴욕타임즈 이전 기사나 도서관에서 소장중인 책의 글자를 구글에서 스캔한 후 보여주는 것이다. 리캡차 변환기술을 통해 식별하기 어려운 왜곡된 글자가 제공이 되며 대부분의 사용자에게도 동일한 단어가 제공된다. 어느 정도 이상의 사용자가 이에 대해서 동일한 단어를 입력하게 되면 그 단어가 시스템상에서 옳은 단어로 인식하게 된다. 그리고 이 단어는 저장 후 색인의 과정을 거치게 된다.
이것이 바로 구글이 많은 사람들의 집단지성을 동원하여 패턴인식 기능의 완벽성을 기하는 방법이다.
이 밖에 크라우드소싱을 이용한 훌륭한 예로는, 크라우드메드(CrowdMed), 델리브(Deliv), 나이키 플러스 플레이스(Nike+ Places), 메트윗(Metwit), 라이드쉽(Rideship), 루트 메트릭스(Root Metrics), 쿠오라(Quora), 웨더몹(Weathermob) 등이 있다.
크라우드소싱의 문제점
하지만 크라우드 소싱기법은 문제가 있어 언론의 질타를 받기도 한다.
대표적으로 전세계 독감 확산의 추이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 주는 구글의 구글 플루 트랜드(Google Flu Trends)라는 사이트가 있다. 과거에는 이 사이트에서 제공하는 정보의 정확성이 높은 편이었다. 하지만 최근 독감의 유행을 돌아보면, 이 사이트는 독감 확산의 추세를 과도하게 예측한 측면이 있다.
이 사이트는 독감정보에 대한 검색쿼리를 수집하여 이를 통해 실제 독감의 확산 추이를 예측하도록 고안돼 있다. 하지만 문제는 이러한 방법을 통해서는 실제 독감의 추이를 예측할 수 없다는 점에 있다. 이 방법은 일반 대중의 독감에 대한 우려를 기반으로 측정되는데 언론보도에 의해서 왜곡될 수 있는 측면이 있다. 독감이 유행한다는 보도가 일단 나오게 되면 독감증세는 어떤 것인지에 대해 검색엔진을 통해 일반 대중의 숫자가 급격히 늘어나게 되는 것이다.
크라우드소싱의 또 다른 문제점은 소셜네트워킹 사이트인 레딧(Reddit)에서 보스턴 폭발테러사건이 어떻게 다루어 졌는지를 보면 알 수 있다. 사건 발생 후 이 소셜네트워킹 사이트에서는 용의자를 지목했지만 그는 실제 범인이 아니었다. 잘못 지목된 이 용의자는 보스턴 폭발테러사건 전부터 두문불출하다가 죽은 상태로 발견됐다.
결론적으로, 실제 행동을 추적하는 크라우드소싱 기법이 의견이나 태도를 반영하는 크라우드 소싱 기법보다 훨씬 더 유용성과 정확성이 높은 것이다.
크라우드소싱은 여러 선택지 중 더 나은 선택지를 고르는 상황에서 훌륭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 (필자도 본 칼럼을 쓰기 전에 크라우드소싱의 도움을 받았다.) 특히 아이디어를 얻거나 브레인스토밍 과정에 있어 도움이 된다. 또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수준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 데이터에 알고리즘을 적용하는 부분에 있어서도 훌륭하게 적용될 수 있다.
하지만 크라우드소싱은 측정된 태도 및 다른 것들 사이에 연관성이 적게 발견될 경우 유용하게 사용될 수 없다. 그래서 크라우드소싱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이 행동이 아닌 태도이고, 이것이 매체나 대중들에 의해 왜곡될 수 있다는 것을 유념하는 것이 필요하다.
다시 말해, 아이디어를 수집하기 위해 크라우드소싱을 이용하는 것은 문제가 없다. 단순히 문제가 없을 뿐만 아니라 오늘날의 기술을 통해 누릴 수 있는 가장 강력하고 유용한 방법이다.
빅 데이터 시대로 접어들면서 갈수록 사람들이 만들어 내는 데이터나 행동을 통해 혜택 받는 일도 늘어나고 있다. 질병의 치료법을 찾는 것부터 TV리모컨을 찾는 것까지 다양한 혜택을 주게 된다. 앞으로 크라우드소싱의 기법이 더욱 활발히 사용되기를 기원해볼 일이다. ciok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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